2022. 12. 27. 02:14ㆍ[리뷰]/도서 리뷰
서울역 노숙자 독고 씨 인생에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
그리고 이어지는 예상치 못한 사건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삶의 끝자락에서 만난 작은
행복 ‘불편한 편의점’ 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 은 서울역
노숙자 독고 씨가 염 여사라는
여자로부터 일자리 제안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야간 알바로
취직한 곳은 청파동의 작은 편의점이었다.
그곳에서 독고 씨는 알코올성
치매 초기 증상을 가진 사장님,
깐깐하면서도 예민한 아르바이트생
시현, 그리고 정체 모를 오여사
손님으로부터 매일매일 희로애락이
담긴 에피소드를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학생이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뺑소니 사고였다.
범인은 다름 아닌 같은 동네
주민이었고 사건 현장 근처
CCTV에서는 용의자 얼굴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고
피해자인 학생 가족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을 때 독고 씨가 나서서 도움을 준다.
또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실종된
아이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독고 씨는
세상살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하나씩 찾아간다.
소설 제목 그대로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주변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평범한 이웃들의
사연이 소개된다.
겉으로는 까칠 하지만 속은 따뜻한
츤데레 사장님, 매사에 투덜거리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알바생,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지만 열정만큼은 젊은이
못지않은 전직 가수, 시한부 선고를 받고
마지막 여행을 떠난 중년 남성 등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또 각 장마다 나오는 짧은 에세이는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알콜성
치매 환자이면서 동시에 촉망받는
시나리오 작가였던 경만 씨 이야기다.
한때 잘 나가던 스타였지만
지금은 술독에 빠져 사는 폐인
신세인데 우연히 들른 편의점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인생
역전 기회를 얻게 된다.
물론 현실에선 일어나기 힘든
일이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각자
나름대로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등장인물이
선하다고 볼 수는 없다.
때로는 이기적이고 뻔뻔하기도 하다.
다만 분명한 건 모두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사는 법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고나 할까.
작가는 말한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지금 당장은
힘들고 괴롭더라도 조금만 참고
견디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위로가 아닐까 싶다.
소설 초반부엔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아무래도 배경 설명이 필요했고
등장인물 간 관계 형성 및 갈등
구조를 구축해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속도감 있게 이야기가 전개되어
흥미진진해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유발되었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졌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사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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